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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버킷리스트 한 줄을 긋다 11.27_인천기계공고_김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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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킹콩아 작성일13-11-30 23:43 조회5,765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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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킷리스트에 한 줄을 긋다

 

2013.11.27. 인천기계공업고등학교 인천폴라리스 김경아



2013년 11월 27일 수요일. 날씨 매우 추움
 소풍을 가는 날처럼 두근거리고 한편으로는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이 있는 날처럼 긴장이 되는 아침이었다. 오늘은 내가 죽기 전까지 해보고 싶었던 일들 중 하나를 해 볼 수 있는 날이다. 바로 최소 100명 이상의 사람들 앞에서 강연해보기. 앞으로 살면서 이 날을 생각하면 뿌듯하겠지.

2013년 10월 7일 월요일. 날씨 기억안남
 매월 첫 번째 월요일은 폴라리스의 정기모임이 있는 날이다. 오늘도 지난달과 같이 인천 YMCA에 도착. 월요일은 수업이 없는 날이라 집에서 저녁을 먹고 좀 일찍 출발한 탓인지 제일 처음으로 도착했다. 부장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폴라리스들이 한 명씩 도착하고 드디어 회의가 시작되었다. 강의 일정표를 나누어 받고 11월 27일을 살펴보았다. 이 날은 교실로 들어가는 다른 수업과는 다르게 강당에서 대규모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 형식의 강의를 한다. 지난 모임에서 이 수업에 대해 부장님께서 말씀해주실 때 아무도 한다고 하지 않아 모임이 끝나고 부장님께 살짝 말씀을 드렸다. “부장님, 인천기공수업 제가 해보고 싶습니다!”

2013년 11월 25일 월요일. 날씨 추움
 인천기공 담당 선생님께 미리 연락을 드려서 강의할 장소에서 빔 프로젝터와 컴퓨터 사용 여부를 여쭤보았다. 강당에서 프로젝터가 고장이라 지금 대안을 찾아보고 계신다는 답장이 왔다. 프로젝터가 고장이면 준비한 ppt와 동영상 없이 50분을 강의해야 한다. 수업에 대한 부담감과 압박감이 2배가 되었다.

2013년 11월 26일 화요일. 날씨 추움
 아... 내가 왜 한다고 했을까.
 폴라리스 활동 첫 강의로 송도고에서 했던 강의를 떠올리며 과연 내가 고등학생들을 데리고 교실도 아닌 강당에서 혼자 50분을 강의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과 걱정들이 지난주부터 일주일동안 나를 괴롭히고 있다. 그리고 평소에는 나와 다른 폴라리스 한명이 2인 1조 형식으로 수업을 하러 가는데 이번에는 정말로 혼자서 가게 되니 더욱 심란하다. 그리고 내 인생에서는 나름 역사적인 순간인데 나를 찍어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니...동생을 꼬셔보았지만 반응이 없다.
 다행히 프로젝터를 사용할 수 있게 되어서 조금 위안을 하고 있다. 이왕 이렇게 되었으니 정말 재미있게 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혼자 방에서 물로 목을 연신 축이며 시연을 거듭하다 지쳐서 잠이 들었다.

2013년 11월 27일 수요일. 날씨 매우 추움
 드디어 아침이다. 밥 한 공기를 뚝딱 먹고 다시 한 번 준비물을 챙겼다. 노란 잠바, 부장님께서 우리를 위해 만들어주신 명찰, OX퀴즈 상품인 초코바들, 오늘만큼은 목숨과도 바꾸지 않을 USB까지 밤 사이 가방에서 도망가지 않았나 확인하고 드디어 출발.
 인천기공을 가는 길은 초행길이니 예정 시간보다 30분 일찍 나왔다. 이번 폴라리스 활동을 하면서 평소 가보지 않았던 인천의 다른 동네에 가 볼 수 있게 되니 좋다.
 버스타고 지하철타고 버스타고 드디어 인천기계공업고등학교에 도착. 담당선생님과 만나기로 한 시간보다 30분 일찍 도착하였다. 일찍 도착했지만 담당 선생님의 안내를 받아 교장선생님께 인사를 드리고 강의 준비를 위해 파일들을 설치하니 금방 쉬는 시간 종이 울렸다. 이제 5분 안에 학생들이 강당으로 들어 올테고 또 5분 뒤면 다시 수업 시작종이 울리고 강의를 시작해야 한다.

 담당선생님의 안내로 학생들이 속속 자리에 앉고 수업 시작종이 올리고 나에 대한 간단한 소개가 있었다.
 평소 학교 수업 때 발표를 해도 별로 떨지 않는 나지만 첫 번째 수업의 10분은 지금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떨렸나보다,가 아니라 떨렸다. 하지만 다행이도 시간이 좀 지나자 학생들의 초롱초롱한 눈빛들이 시야에 들어오고, 내가 하는 말이 내 귀에도 들리기 시작했다. 너무 난방이 잘 되었던지 꿈뻑꿈뻑 조는 아이들도 눈에 들어왔지만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모습에 힘을 얻어 무사히(?) 첫 번째 수업을 마칠 수 있었다. 수업이 끝나고 학생 두 명이 나가지 않고 머뭇대다가 다음 수업 준비를 하고 있는 나에게 다가왔다. 이럴수가! 지금까지 수업에서는 단 한 명도 질문을 하지 않았는데, 학생들이 다가와 나에게 질문을 했다. 너무 기뻤다. 질문이라는 지적호기심은 수업을 열심히 듣지 않으면 있을 수가 없는 것이기에 정말 기특하고 너무 고마웠다. 그렇게 학생들의 질문에 답을 하니 쉬는 시간이 또 금방 흘렀다.

 두 번째 수업시간도 역시 담당선생님의 나의 소개로 시작되었다. 처음이 어렵다고 두 번째 수업에서는 준비하지 않았던 농담도 하면서 학생들을 수업에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 확실히 두 번째 수업이 더 자연스러웠고 50분이라는 시간도 눈 깜빡할 사이에 지나갔다. 수업을 마무리하는 말을 하면서 일주일동안 계속 신경이 쓰였던 수업이 너무 쉽고 간단하게 끝나게 되니 허무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 많은 학생들 앞에서 강의를 잘 마무리 한 나 스스로가 정말 자랑스러웠고 뿌듯했다. 두 번째 시간이 끝나고도 한 학생이 질문을 하러 남아서 학생의 궁금증이 다 풀릴 때까지 설명하고 함께 고민하였다.


 오늘 수업했던 학생들은 고등학교 3학년들이라 이 겨울이 지나면 10년 동안 그들을 보호해주었던 ‘학생’이라는 신분을 버리고 사회로 나가게 된다. 그들이 오늘 나의 수업을 통해서 어떤 점을 얻어갔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그들을 통해서 내가 대학에 갓 입학했던 그 시절의 초심을 떠올려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했던 학생들의 쉬는 시간에의 질문과 ‘나 수업 열심히 듣고 있어요.’라고 말하던 학생들의 까만 눈동자들은 요새 목표를 잃고 잠시 방황하고 고민하던 나에게 더욱 힘을 주었다. 이 나라의 꿈나무들이 자라서 사회로 나오고 있으니, 그리고 나도 한 때는 촉망받는 꿈나무였으니 더욱 열심히 살고, 열심히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하였다.

댓글목록

인천PM님의 댓글

인천PM 작성일

수업 전의 떨림이 여기까지 전해지네요 ㄷㄷㄷ 
평소에 항상 당당한 모습만 봐서 하나도 안 떠실 줄 알았어요!
사진이 없는게 아쉽지만 똑부러지게 수업하시는 모습이 상상되네요 ㅋㅋ 너무너무 수고하셨습니다 ㅎㅎ